최근 본 것들. [화]

- 하울링

내일 자시에 다시 다시 오겠다는 센스가 무에서 터진 포텐이 아닌 것을 보여주듯 이 작품서도 촌스러움과 후짐은 계속된다. 스릴러, 수사물적인 요소는 생각 말고 그냥 남성 위주 사회서의 여직원의 수난과 고난을 보여주는 영화, 라고 하기엔 일이 잘 풀렸으니 망정이니 나영씨의 대쪽같음과 막판의 독단적인 행동은 나와 같은 팀이라고 상상하면 나도 쌍욕질 좀 했겠지. 수동적 시스템에 길들여진 인간이라 어쩔 수 없다. 팀 분위기 깨치니 내보내는 것도 부당함이라기보다는 이해를 한다. 내 씹덕포인트 강호님의 짝눈과 이나영 얼굴이나 보자며 본 건데 강호님의 캐릭터는 영화야 어쨌든 여심을 흔들었던 푸른소금서의 캐릭보다 많이 못한 평범한 형사에 왜 송강호가 선택했을까 싶고 그냥 각종 이나영 모습을 보는 맛만 있던 작품이다. 쳐맞고 나가떨어지는 이나영, 추행당하는 이나영, 쌍년 소리 듣는 이나영, 노래 부르는 이나영, 늑대개와 뜬금없는 눈빛 교감 나누는 이나영, 바이크 모는 이나영, 억지로 목소리 내리깔아도 목소리 내리깐 전경 같은 이나영, 늑골에 붕대 감는 이나영, 검은 남방 입은 이나영, 병원에 누워있는데 쩔게 이쁜 이나영, 웨이브 이쁘게 먹은 이나영. 이나영을 좋아하면 '그나마' 볼 게 있을 듯. 푸른소금서는 해물탕 앞에서와 후반에 방 안에서 직접적이고도 오글거리는 대사를 내뱉게 했던 감독이 원망스러웠다면 이번 작품선 늑대소리 흉내를 내던 장면서 '아 송강호가 어찌 이런 망작서 저런 연기를..' 하는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푸른소금은 귀여웠던 송강호와 이쁜 화면이라도 있었지 하울링은 이나영이 당하는 수모에 빡침의 감정까지 돋아나 더 후졌던 느낌. 더킹서 전하 좋게 봤는데 여기선 씨발 터지네. 중간중간 회상씬도 촌스럽고 막판에 개 쫒는 오도바이는 어떻고, 흡사 잘리자마자 패기있게 말을 탔던 고자 홍림을 보고 느꼈던 감정이 터졌는데, 질풍아! 를 부를 때마다 그냥 개와의 휴먼스토리로 뽑았어도 뻔한 감동은 있었겠지 싶다. 불났을 때 질풍이가 나영씨한테 비밀통로 안겨줬던 순간이 이나영이 붕대 감는 장면 다음으로 좋았음. 얼마 전에 봤던 텐 1화가 장르적 완성도와 재미는 훨 있던 듯.

- TEN ep01 테이프 사건

여기저기서 1화는 레전드라고 소문이 나서 주말 밤의 공포특급 그것이 알고싶다가 범죄파트를 다루지 않았던 때 보았다. 생각보다 수위가 높아서 놀랐던듯. 선정성이나 잔혹성으로의 수위가 아니라 아동 성추행이라는 자체가 연기자 아가들도 그렇고 다루기 쉽지 않은 거 같은데. 레전드다 쩐다 어쩌고 하는 반응들은 대개 통수만 댑따 때리는 것보다는 슬프거나 감동 코드도 좀 깔려 있어야 더 그런 반응이 나오기에 단순 내가 너의 자리를 뺏으려고 죽였당게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고, 끝을 보니 '알고 보니 슬픈 사연'의 콜드케이스 느낌도 좀 났어. 막판 음악도 특이하고 좋던데. 세 명이 처음 스치던 순간의 연출이나 거짓말 탐지기를 하던 여자를 비추던 카메라 구도와 그때 배우 연기가 인상 깊었다. 케이블 드라마 처음 본 건데 엔간한 공중파보다 낫구만. 영화로 나왔어도 괜찮았을 내용. 케세라세라 혜린이 간만에 봐서 반가웠다. 2회 받아놨음.

- 몬스터

덴마, 요한 나오는 그 몬스터 맞음. 이걸 내가 한창 한 권씩 나왔을 때 봤었으니 10년 전 하고도 몇 개 더 붙을 시절이다. 나이 왕창 먹고 한꺼번에 몰아 읽어도 군데군데 물음표가 뜨는데 섹시보이나 보던 시절에 뭘 알고 봤었나. 그땐 대여 권당 100원이라 정말 미친 듯이 만화책을 보던 시절이었으니 그냥 봤겠지. 그래도 한 15% 정도 기억에 있긴 하더라. 1권 정도는 꽤나 선명한 기억이고 덴마가 요한 쏘려고 도서관서 세팅하는 거나 요한이 안나 코프했던 거, 그리고 막권의 몇 장면만 확실히 기억에 있었다. 막권 요한 벌떡 일어났던 거보고 식겁했던 당시 기억. 암튼 다시 봐야지 마음만 10년 동안 먹고 빼곡한 텍스트 부담에 이제야 다시 봤는데, 이걸 보니 내가 왜 일본소설을 비롯한 외국소설 못 읽는지 좀 알것더라. 그림이 있어도 이름 외우기가 쉽지 않어. 이 사람이 뭐였나 가물가물하고. 덴마가 지나간 자리는 송장이 난무하는데 스치는 조력자들은 저승으로 가도 친분이 깊거나 주요 인물은 또 안 죽는다. 약혼녀, 꼬맹이, 컨닝친구, 스승, 쫒는 경찰에 꼽슬머리 애비까지 숨질까봐 내가 불안. 출발부터 계산에 의해 만난 조합에 애미의 악의를 먹고 양수에서 자라나, 이쪽 아님 이쪽이란 애미의 순간적인 가치판단에 어린시절 엄청난 충격을 먹고, 붉은장미의 저택 사건을 '간접'체험하고, -안나 기지배는 제일 중요한 말은 홀랑 빼먹어 지는 몬스터 안되고-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존재는 나 쏘라고 했더니 정말 땋, 등등등. 여러 순간이 있었지만 원흉은 애미. 심판할 수 있는 존재이자 자신을 살린 유사부모 덴마가 쏘지 못하고 다시 살려놨느니 이번엔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근데 엔딩은 역시 화장실 간 듯. 20세기소년도 몰아보면 복선도 죄 보이고 말들처럼 용두사미 아닌데 이것도 마찬가지 두고두고 몇 번을 햝고 햝아야 하는 쩌는 명작. 

- 웹툰들

네이버서 장르별에 순정 클릭해서 걸리는 거 봤더니 '당신만 몰라'와 '오렌지 마말레이드'인데, 전자는 갓 시작한 작품이라 아직 얘기할 거리는 별로 없고 -존나세 여자가 주인공인데 남편은 모른다, 여자의 비밀 뭐 이따구 내용인듯- 후자는 뱀파이어 여학생 얘긴데 꽤 재밌다. 이거 60회까지 몰아보곤 쪼이는 타이밍에 끝나서 발 좀 구르다가 새거 뜨는 날 달려가서 클릭했더니 번외라서 빡쳤다는 얘기. 이래서 연재물은 따라가기 싫다. 순정은 엔간하면 남캐들은 멀쩡하게 나오니 여자캐릭터를 중시하는 편인데 -찌질이 몬난이 민폐녀 설정ㅗ - 여기 여주 이뻐서 맘에 든다. 이쁜 거 말고는 딱히 매력은 없다만. '기사도'란 웹툰도 봤지만 이제 세 번 연재된거고. 근데 원래 소리 나왔나? 소리 텨 나와서 깜짝 놀랐다. 이어폰 꼽고 스크롤 내리니 무슨 4D 보는 기분이다. 다음에선 이웃님 추천작인 창백한 말 봄. 마녀 나오고 어쩌고 유럽 잔혹동화 스타일인데 그림도 굉장히 화려하다. 사실 난 일상적인 걸 좋아하는, 판타지는 취향이 아닌지라 그래도 이웃님 추천인데 하며 관성으로 딸깔질하다가 그 형이 딸래미 애미 좋아한다고 나왔을 때부터 재미 좀 붙은 듯. 은 이래서 반도의 모든 드라마는 사랑노름인가보다. 애정코드가 좀 풍겨야 재밌어. 마녀가 딸래미 애미 봤을 때와 딸래미의 정체 밝혀진 회차부턴 다음 회를 기다리게 되었다. 내가 일요일에 봐서 일요웹툰인 줄 알았더니 아니더라. 

-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대만 영화다. 제목도 맘에 들고 평도 좋아서 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님 추천에 쇠뿔 뺐다. 건축학개론 흡사한, 남자들이 더 좋아할 첫사랑 감성이다. 예전에 '플립'보면서 양키 작품서의 동백꽃 정서를 느끼며 인류 보편적 감성을 새삼 느꼈는데 비슷한 문화권 나라 작품이라 인류 보편적 요소를 빼고도 공감되는 부분이 꽤 많았다. 주인공 남자애를 보고 어딘지 강백호를 생각나게 한다고 느끼자마자 슬램덩크 드립도 나오고 리코더로 저 익숙한 노래는 뭐다 했더니 나비야 였던 거 같고 수업 풍경, 졸업식에 부르는 노래나 벌 서는 자세, 대입시험, nba 카드 모으던 거 등등 깨알같은 공감 요소들이 많았어. 나의 학창시절엔 없었지만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여러가지들. 여주는 대만형 손예진인데, 특히 눈매와 눈빛이 매우 흡사했다. 웃을 때보다 안 웃을 때가 더 이쁨. 샤워장서 비누 줍는 장면이 기억난다. 세명 들어갔던 거 같은데. 발기나 딸치는 거나 꽤나 노골적 섹드립 코드가 있는데, 두 주인공은 연애 시작하기 전의 간 보는 그 순간, 그 간질간질함서 멈춘다. 그래서 아련하긴 하지. 제목서 예감하기도 했고. 여자의 말이 계속 좋아하게 만들고 싶으니 어쩌니 말을 하는데, 정말 애정만 가득한 그 감정을 더 받고 싶은 마음을 알 것도 같다. 쌍방이 되고 연애가 되면 너저분한 감정도 섞이니께. 고교 배경이 끝나면 흥은 좀 식지만, 영상 음악 배우 다 이쁜 재밌는 청춘물. 처음으로 머리 묶은 여자가 지나가는 장면이 음악도 눈빛도 장면으로도 베스트인듯. 보통 머리 묶고 다니다 푸는 거에 뻑가지 않나. 는 그냥 이쁜 애에 뻑가겠지. 부익부 빈익빈.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은 개뿔, 이쁜 애한텐 이렇게 다섯씩 달라붙고 없는 앤 그 옆의 친구처럼 그냥 없는 게 현실.

- 빨간 책방 ep01

이동진이 진행하는 책 팟캐스트라는데 안 아이폰 사용자는 그런 거 모르고 그냥 넷에 돌아다니는 엠피 파일 다운 받아서 듣는다. 음악도 안 나오고 말만 딥따 나와서 찔끔 적응 안 되더라. 잠깐 다른 생각하면 뭔 말 했는지 놓쳐서 되감기하고 그랬다. 작년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거 좋다 했던 작가가 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김중혁인지라 그가 게스트로 나온다고 해서 들었다. 그의 글만 읽었지 목소리를 들었던 적이 없어서 좀 궁금하기도 했고 글처럼 말도 유쾌하게 잘할까도 궁금돋고. 옛날 푸른밤서 이동진이 처음 나왔을 때 버벅거렸던 게 기억나는데 매우,엄청,많이 노련해졌더라. 그 후로 라디오든 방송이든 엄청 많이 했으니 당연하겠지만 그가 진행하는 건 처음 들어서 좀 놀랐다. 개드립력도 장사가 되셨네. 공중파가 아니라 그런가 표현들도 빨아주는 책이니 뭐니 퍽 노골적이라 더 재밌었다. 김중혁이 영화볼 때 찾아보는 평론가 둘 듀나와 이동진, 나돈데. 김중혁이 책 고를 때 표지보고 바로 작가소개보고, 나돈데. 아 근데 김중혁 코로 숨 쉬는 거 계속 들려서 좀 신경 쓰였다. (..) 지난 10년 간 최고의 한국 장편이었나 고래와 7년의 밤을 얘기하는 편이었는데, 후자만 읽어서 그래도 알아들었던 구석이 있었다. 읽은 책을 다루느냐 안 읽은 책을 다루느냐에 따라 재미 편차가 있을 듯. 김중혁이 들려주는 문단 뒷얘기도 꽤 흥미롭다. 난 책을 읽곤 잼따 후지다 수준의 나열만 하는지라 이동진이 어쩌구저쩌구 이러쿵저러쿵 표현들이 와 저렇게도 표현을 하는구나 싶어서 자괴감도 들고 훔치고 싶은 표현이란 생각도 들어서 다시 듣고 좀 적어놨다가 나도 써먹어야겠다. 끝 코너 이동진이 산 책 소개하는 것도 괜찮다. 이동진 서재 들여다보는 맛.   

블러드 시스터즈 ㄴ책책책


김이듬 지음 / 문학동네

백지의 상태서 책을 고를 때 출판사의 이름은 꽤나 중요한 참고요인이다. 작가는 원래 시인이라 하고, 책은 별로고, 동성애 요소가 나오고. 감상 전 나의 정보. 기대치가 낮았어도 이래서 별론가 저래서 별론가 흠을 찾게 되고, 나 같은 펄렁귀는 이래서 블라인드 테스트가 필요하다. 선입견을 이기기는 쉽지 않어. 1인칭으로 전개되는데 단단히 다져진 이야기라기보다는 -한번에 쭈욱 써내려간- 의식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는 느낌에다 가끔씩 노골적인 표현이 등장해 -폭행당하려는 장면이었나- 쪼까 식겁했던 순간들도 있었다. 묘사가 좀 리얼하다고 적나라하다고 해야 하나 그랬던 듯. 솔직한 표현일 수도 있겠다. 이미 반납해서 자세한 내용 까먹었네. 80년대가 배경이지만 개인의 내면이 중심. 운동하는 룸메 여선배와의 퀴어적 냄새 풍겼던 공간에서 시작하여 카페에서 알바를 하며 폭행당할 위기에서 벗어나고, 선배는 갑작스레 저승行, 보니 같은 놈에게 당했었고, 솔인지 뭐시기인지 다리 저는 친구네 집으로 공간은 이동했다가 카페에서 만났던 의사네 집으로도 갔다가 자신을 버린 친엄마를 만나러 갔다가 개독화된 애미의 개소리만 목격하고 친가에 가서 가정사 트라우마도 들여다보고. 큰 얘기가 있다기보단 변화하는 공간과 함께 부유하는 내면 위주로 흐르며 각종 요소가 범람한다. 잡탕 같달까. 강간범 잡아넣으러 가는 얘기가 나와야 '일반적인' 얘기일 테지만 어느새 중심서 사라진다. 지현의 호의나 지현 애미의 호의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 농담처럼 나왔지만 정말 게이 같아서 역시 성향이 있는 여울과 위장 결혼하려고 찍접거리나 싶다. 함께 목욕하는 장면서 풍겼던 분위기도 섹슈얼 아니고 그냥 둘 다 게이. 엄마 친구의 딸이라고 해도 애미의 지나친 친절은 또 어떻고. 등장조차 뜬금없었다. 게이다 돌아서 널 노려서 잘해줬다가 친구 딸이라서 잘해줬다보다 납득이 갈 듯. 소설을 읽는다기보단 누군가의 일기나 블로그를 훔쳐보는 느낌이 종종 들었다. 가끔 괜찮은 문장들이 있었지만 유치한 것들도 -쳇, 뭐 이런 말버릇- 있었고. 찔끔씩 담겨있는 건 많았지만 중심이 뭔지 어딘지 정신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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