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2/13 22:15
- wayto27.egloos.com/5631754
- 덧글수 : 2
- 2012/02/07 20:24
- wayto27.egloos.com/5629744
- 덧글수 : 0

저 밑의 김미월씨 글에서 이거 좋다고 펄쩍 뛰었던 것처럼, 본인은 현실의, 일상의, 소소한, 안 절망적, 긍정적, 낭만, 희망 뭐 이런 것들이 읽기 편하고 좋아! 라고 하고, 다시 말하면 비현실, 환상, 미래, 거대떡밥, 존나 상징적! 뭐 이런 요소는 취향에서 벗어난다는 얘긴지라 첫 소설 애들이 허공을 붕붕 뜰 때부터 아이고! 를 연발했다는 얘기. 그림자가 바뀌는 얘기에, 평균수명이 140이 된 세계의 얘기, 의자가 씨부렁거리는 얘기, 모두 대머리가 되어 머리 위로 한 떨기 꽃을 피우는 동네 얘기, 토끼 간 빼오는 얘기 등등. 대충 무엇을 은유하고 있는지 짐작이 갈 듯도 하다만 으으 뭐라는겨, 해설이 필요해! 하고 읽어도 이런 건 꼭 해설도 난해하더라;
당연하게도 좋았던 작품으론 유이하게 환상의 요소가 없던 '개그맨'과 '게발선인장'이었다. '게발선인장' 같은 경우는 맹신 얘기를 무겁지 않고 흥미롭게 푼 작품으로 사이비 맹신 할매한테 전도하러 왔다가 역공당하고 근데 실은 알박기였던 개독 여편네가 좀 웃겼어서 이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고. 목사 하나에 마누라 신도 한 명으로 구성된 교회의 아담함. 할배 도령네도 신도와의 1:1은 마찬가지였구만. 이리 대칭되게 배치를 했었네. 나야 '안 믿어요' 신자이니 그 할배든 예수인지 목사인지의 뾰족이든 쪽수의 차이가 있을 뿐 다 그 밥의 그 나물, 누구를 향하든 '믿고 싶은 마음'이 '맹신'으로 자라나 통수를 팍! 부질없고 허망한 허상이고. 밀양의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생각나는 다 같은 맹신들인디. 털렸는데도 학생에게 보증금 걱정 말라던 할매는 좀 짠했지. 말대로 선한 괴물. 비현실류에선 '그림자'가 괜찮긴 했다. 제 동생 못 보셨나요 저랑 똑같이 생겼는데 제 언니 못 보셨나요 저랑 똑같이 생겼는데 부분이 귀여웠던 지라 송장 발견하는 부분이 안타까웠네. '머리에 꽃을' 의 찌들어가는 인간군상들 보는 맛이 있었고, '개그맨'은 아련하고 쓸쓸한 구석이 괜찮았다.
이름만 듣곤 남자인 줄 알았더만 커버를 넘겨보니 여자였어. 요새 이런 일이 반복인데, 김진규도 여자였고, 권리도 여자였다. 여 작가를 선호하는 편이라 괜한 망설임의 순간들이었지. 나는 본문을 읽기 전에 작가의 후기를 먼저 읽는데, 첫 책이라 그런지 기쁨의 솔직함이 물씬 느껴졌던 후기라 그게 참 신선하면서도 맘에 들더라.
+++
"가끔 사람들은 뭔가를 강렬히 원하지.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그냥 열렬히 뭔가를 기다리는 거야. 난 그런 사람들의 귀에 소리굽쇠를 한번 퉁, 울려준 죄밖에 없어. 공명을 일으키고 동심원 안에서 안정을 누리려 한 건 다 그 사람들 의지야. 종교는 그런 마음만 건드려주면 저절로 생겨나는 거라네." _ p137 '게발선인장'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낸 괴물이었지만 자신을 넘어서는 괴물이었다. 너무나 완고하게 너그러운 그녀. 어떤 의심으로도 어지러워지지 않고 어떤 악감정으로도 흐트러지지 않은 채 빛나는 선함. 무시무시한 선함. 신의 자리에서 내려와 인간의 길로 가지 못하도록 고통을 안겨주는 선함. _ p145 '게발선인장'


최근 덧글